말복도 지난 지금 시점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관없이 개고기 이야기를 적어둘까 합니다. 예전에는 개고기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었습니다. 대학생 무렵인가 고향 친구집에서 그 집 친척들이 모여 개고기를 먹을 때 몇 점 같이 먹은 정도, 학교 근처 보신탕 집에서 진짜 개고기겠나 소나 염소 같은 거겠지 하고(실제로 소고기 식감이기도 했고) 먹은 정도가 전부입니다. 있으면 딱히 가리지 않고 먹고 없으면 딱히 찾아다니며 먹지 않는다는 제 식성의 일부로, 주변에 개고기를 즐기는 사람이 없어서 접할 일이 별로 없었다로 정리가 되겠군요.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, 그리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"개고기를 먹지 않는다"는 쪽입니다. 지금까지 먹어본 적이 있는 음식 중에 개고기는 유일하게 먹지 않는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. 개를 먹지 않는 이유는 개를 위해서도, 다 같이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서도 아닙니다. 그냥 저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입니다. 개고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식품으로서 매우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. 몇 년에 한 번 씩 삼복의 무렵하여 상당히 논란이 일어나긴 하지만 관련 법과 시행령이 크게 바뀌진 않았습니다. 결정적인 것은 축산물 가공처리법과 그 시행령에 여전히 개가 포함되어있지 않다는 것인데, 이것은 개고기의 항생제, 중금속, 잔류 농약에 대한 명료한 관리 감독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.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말이지요. 반쯤 우스개로 하는 말로 삼복에 개고기를 먹고 몸이 건강해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항생제에 절여진 개고기 때문에 실제로 병이 나은 것이라곤 합니다. 제대로 된 도축 시설에서 도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도적으로 도축되는지 감독이 어렵다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. 비위생적인 개사육장이 다수인 실태가 문제라는 것은 식사로 나온 개고기가, 그리고 그 개가 어디에서 왔는지 제대로 알 수 있고 아는 때에나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